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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0-10-20 09:05
    [시골편지[우리 아이들의
     글쓴이 :
    조회 : 1,077  

    1월 4일

    잠이 묻어나는 무거운 두 눈이 화악 깰 정도로 쾌청한 아침. 참 오랜만에 말끔하게 갠 날을 맞는다.
    마당에 나가서 맨손체조(이 운동의 정확한 명칭은 아마 ‘국군도수체조’일 거다.
    군대생활에서 배운 것을 지금껏 매일 아침 하고 있다.)를 하는데 몸 구석구석까지
    상쾌한 아침 기운이 스민다. 이런 날은 아무리 추워도 바깥 기운을 흠뻑 쐬고 싶어진다.

    지난 달, 김장을 준비하며 무청을 처마 밑에 널어 말렸었는데,
    양지쪽의 잘 마른 것은 벌써 종잇장처럼 바삭거렸다. 며칠 전,
    그 중 일부는 암 투병 중인 처형에게 보내고(아내의 말에 따르면,
    처형은 말린 무청, 표고버섯, 우엉을 함께 넣어서 끓인 물을 약처럼 먹는다 했다.)
    다른 일부는 물에 넣어 불렸다.

    충분히 물을 먹고 잘 불려진 말린 무청, 그러니까 시래기를 건져내서 물에 깨끗이 씻었다.
    한두 번 헹궈서는 잎에 묻어 있는 흙이 다 씻기지 않았다. 네댓 번은 헹궜다.
    그러고 나서 채반을 받쳐 시래기에 남아 있는 물기를 빼냈다.
    그 시래기를 한 끼에 먹을 양만큼 조금씩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고에 보관했다.

    땅속에 묻은 김장독에서 김치를 헐어 먹듯, 시래기도 그렇게 조금씩 헐어 먹을 거다.
    그래서 말린 무청은 김장김치처럼 우리 식구의 1년 양식이다.
    무만 달랑 잘라 먹고 무청을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뭘 몰라서 그러는 거다.
    무청은 딸기보다 비타민C가 많고 당근보다 비타민A가 많으며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도 많다고 한다. 너절해 보이는 시래기, 보기와는 달리 보약 같은 음식이다.

    시래기 된장국, 시래기 콩비지찌개, 시래기 감자탕, 시래기나물, 시래기 밥…
    아내의 손맛을 더한 구수한 시래기 맛이 기다려진다.

    어제 베어놓은 소나무를 톱으로 토막토막 잘랐다.
    초등학교 5학년인 작은아이를 불러 함께 일했다. 작은아이가 나무를 잡아주기만
    해도 톱질은 한결 수월하다. 혼자서 하면, 한 다리는 나무를 밟고
    다른 다리는 땅을 딛고 톱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도 많이 들고 일도 더디다.
    가끔은 작은아이에게 톱질을 하게 한다. 물론 두어 토막 자르고 나면 힘들다고
    톱을 손에서 놓기가 십상이지만, 어린 시절 손에 남은 톱질의 기억은 나이를 먹어도
    쉬 지워지지는 않을 거다. 사람의 손은 일을 할 줄 아는 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시골살이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 아이들의 손도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대문 옆 처마 아래 쌓아둔 장작더미에 오늘은 살림을 조금 보탰다.